브랜드 크로스오버, 이업종간 Co-branding

2008년 브랜드에서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바로 기업 간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공동브랜딩(Co-branding)이다. 원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협업, 공동 연구)은 패션 업계에서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기성복에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결합하거나 클래식한 미술 작품을 접목하여 예술적 후광 효과를 얻는 등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이 진행되었다.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의 잠재적인 이미지를 변화시키며 브랜드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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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만남: TNGT by 서상영, NB by jainsong, 르꼬끄 스포르티브, 위즈위드 W concepy by doo.ri
(그림 출처1: 패션 비즈 http://www.fashionbiz.co.kr/
그림 출처2: 뉴발란스 공식 웹 사이트 http://www.nbkorea.com/
그림 출처3: 위즈위드 웹 사이트 http://www.wizwid.com/)


그러나 장기적인 금융 위기의 여파로 경제 상황이 불안해 지면서, 패션계뿐만 아니라 산업전반에 걸쳐 경계가 무너지고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의 양상이 보다 다양해지게 된다. 전방위적 경쟁에 처한 각 분야의 기업들은 새로운 경쟁력 강화의 수단으로 보다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 즉 공동브랜딩(Co-branding)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기존에 주를 이루었던 패션 분야는 물론, 자동차나 전자, 통신, 음향기기, 화장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 간의 공동브랜딩이 나타났고 그 브랜드 유형 역시 한층 세분화된 모습으로 표출되었다. 일반적으로 많이 보였던 by 등의 전치사를 활용한 보증 형태를 벗어나 동등한 병기나 주도자 역할 부여를 통해 공동브랜딩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강화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하였다. 또는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연계하거나 차용하여 전혀 새로운 브랜드로 탄생하는 경우도 종종 보였다. 그러면 이러한 기업 간 공동브랜딩은 일반적으로 어떠한 형태로 표현되는지 유형별로 한 번 살펴 보자.

기업 간 공동브랜딩의 유형은 크게 4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그 첫 번째가 가장 고전적이고 익숙한 유형인 간접 보증 형태이다. 이는 by나 for 등의 전치사를 사용하여 콜라보레이션 한 브랜드를 간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한 차원 높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소구하거나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례이다. 이러한 유형을 사용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Bugatti Veyron FBG par Hermes와 Adidas by Stell Mccartney, Karl Lagerfeld for H&M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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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을 통한 간접 지원 형태의 Co-branding: Bugatti Veyron FBG par Hermes, Adidas by Stell Mccartney, Karl Lagerfeld for H&M

여기서는 아디다스가 스텔라 메카트니를 하위 개념(by)으로 표기한 반면,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는 스웨덴의 중저가 브랜드인 H&M을 리드하는 개념(for)으로 표기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유형은 동등한 병기 방식이다. 인지도가 높은 두 프리미엄 브랜드 간의 Co-branding인 경우에는 제품 디자인 안에 두 브랜드를 동등하게 병기하여 배치하는 것이다.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인 TAG Heuer와 독일의 명차 Mercedes Benz의 만남,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ARMANI와 삼성 PAVV의 결합, 일본의 카메라 브랜드인 Olympus와 스포츠카의 대명사 Ferrari의 공동브랜딩 사례에서 이와 같은 형태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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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 병기 방식의 Co-branding: TAG Heuer Mercedes Benz SLR, ARMANI TV, Olympus Ferrari

양쪽 브랜드 간 소비자가 인지하는 프리미엄 이미지가 다소 상이한 경우, 제품의 디자인과 관계없이 한 차원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팻네임’화 하여 커뮤니케이션 하거나(예: ARMANI TV), 제품의 디자인 상에서 브랜드 자체를 전면에 내세워 이미지화 하는 방법(예: Olympus Ferrari)을 사용한다.


세 번째는 패션 브랜드와의 공동브랜딩 시 자주 볼 수 있는 주도자 역할 부여 방식이다. 이는 명품 패션의 프리미엄 이미지 차용을 위해 제품 자체에 패션 브랜드 로고를 표기하여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례로써, LG의 ARMANI 폰과 Shine Designer’s Edition, 삼성의 PRADA 폰, 모토로라의 Dolce & Gabana Limited Edition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경우에는 주로 패션 브랜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제품의 전면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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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에 주도자 역할을 부여하는 Co-branding: ARMANI 폰, PRADA 폰, NOKIA 7373 Special Edition, Shine Designer’s Edition, Motorola Dolce & Gabana Limited Edition

흥미로운 것은 삼성이나 LG의 경우에는 제조회사 명칭을 숨기고 패션 브랜드 자체만을 차용한 반면, 모토로라나 노키아의 경우, 자사의 브랜드는 그대로 표기하고 디자인이나 태그, 액세서리 혹은 제품 뒷면에 패션 브랜드를 표기함으로써 자사의 브랜드를 한 차원 높은 프리미엄 이미지로 부각시키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였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신규 브랜드 도입 유형을 들 수 있다. 화장품 브랜드 Clio와 미국의 사진 작가 David Gaz의 결합, 르노 삼성과 음향기기 전문 브랜드 BOSS의 공동브랜딩, Adidas와 일본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의 작업 등에서 이와 같은 형태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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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브랜드를 도입한 Co-branding: Art Series ‘Code-Eroticism’, BOSE in Car Theater, Y-3

이는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연계하거나 차용하여 새로운 브랜드로 런칭하는 경우로, 디자인 자체에서 오는 이미지를 문자화 하거나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모두 차용하여 브랜드화 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속성을 설명적 패턴으로 표현하여 소비자 인지를 돕고, 프리미엄 브랜드 자체를 표기하여 고급 이미지 부각하는 유형이다.


이처럼 공동브랜딩은 각 산업군에서 보다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었다. 그렇지만 그 적용 범위를 살펴 보면, 아직까지는 각 산업 분야와 디자인 분야와의 결합이라는 한정된 범위의 공동브랜딩이 주를 이루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술적 협업이나 기타 분야들의 공동브랜딩이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그에 따라 전혀 새로운 유형과 적용 형태의 브랜드들도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2008 Branding Trend (4) 상반된 경향의 공존, 통합 브랜드와 펫네임 병행에서 계속)

Posted by cr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