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경향의 공존, 통합 브랜드와 펫네임 병행

2008년은 브랜드 자산 구축에 유리한 통합 브랜드 중심의 브랜드 운용과 제품의 정식 명칭과는 별개로 제품 속성과 연계한 펫네임 전략이 함께 병행되며, 두 가지 상반된 경향이 공존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통신 전자 분야에서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KT의 ‘쿡앤쇼(QOOK&SHOW)’과 SK텔레콤의 ‘티 밴드(T ban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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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통신 시장은 포화기에 접어 들면서 가입자 수와 매출 등에서 성장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으며, 여기에 세계적인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소비자의 요금 민감도는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KT는 비용 절감과 시장 지배력 강화를 꾀할 수 있는 결합 상품에 주목하게 되었고, 마케팅 비용 분산이 불가피했던 단일 상품 중심의 개별 브랜드 체제에서 결합 상품에 역량을 집중하는 통합 브랜드 체제로 전환하게 되었다. 이에 무선 통합 브랜드는 기존의 ‘쇼(SHOW)’를 유지하고 집 전화, 초고속 인터넷, IPTV 등의 상품을 결합하는 유선 통합 브랜드로 ‘쿡(QOOK)’을 런칭하면서, 유무선 결합 상품인 ‘쿡앤쇼(QOOK&SHOW)’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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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은 번들링 개념의 유선 결합 상품 서비스가 가정 기반으로 제공되는 점에 착안하여 ‘Cook’이라는 키워드를 발굴하고, 여기에 향후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결합 상품의 진화 방향을 고려하여 양질의 콘텐츠(Quality & Quantity)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철자를 ‘C’에서 ‘Q’로 전환하였다. 거기에 쉽고 간편하게 버튼을 눌러 즐긴다는 의미로 의태어 ‘쿡’을 활용하였다.
이에 맞서 SK텔레콤은 무선 통합 브랜드인 ‘T’를 중심으로 SK 브로드밴드의 유선 상품을 묶는 결합 상품의 통합 브랜드 ‘T 밴드(T band)’를 내놓았다. T 밴드는 ‘band’라는 키워드를 통해 결합이라는 의미를 소구하는 동시에 SK 브로드밴드로의 연상도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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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삼성전자의 하우젠(Hauzen), LG전자의 디오스(DIOS), 대우일렉트로닉스의 클라쎄(Klasse) 등 기존의 통합 브랜드들이 더욱 확장되고 강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통합브랜드의 운용 목적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효율성 제고에 있다. 그러나 국내 가전업계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통합브랜드를 운용하게 된 배경에는 ‘가전의 인테리어化’라는 시대적 추세도 한 몫 하였다. 가전기기의 디자인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소비자는 집 안의 전체적인 인테리어 관점에서 제품을 바라보게 되었다. 인테리어는 곧 ‘시스템化’의 개념을 포괄하기 때문에 단일한 제품별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Interior & Systematic Image 소구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그러나 두 업체가 통합브랜드의 운용 측면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하우젠은 파브(Pavv)와 지펠(Zipel)이 TV와 냉장고 부문에서 강세를 띄고 있는 것에 비해, 에어컨은 휘센(Whisen), 드럼세탁기는 트롬(Tromm), 김치냉장고는 딤채(Dimchae) 등에 각각 고전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 성격으로 탄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우젠의 라인업이 드럼세탁기, 에어컨, 김치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컨셉 유사성은 없으면서 시장에서 탄력을 받지 못하는 제품군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반면 LG전자는 출시 초기 양문형 냉장고 브랜드로 출발했던 디오스를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밀리브랜드’로 새로이 규정하면서, 라인업을 주방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만 구성하였다. 즉 사용자의 공간개념 기반으로 컨셉 유사성을 확보하여, 통합브랜드로서 시너지를 충분히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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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브랜드 자산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통합 브랜드 전략이 강화되는 가운데, 보다 짧은 호흡의 주기를 가지는 펫네임 전략도 함께 병행하여 나타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생활 가전 분야에서 삼성전자 하우젠은 ‘바람의 여신Ⅱ’를 선보이며 하우젠 에어컨 펫네임인 바람의 여신을 계속 이어갔고, LG전자에서도 ‘브로드웨이 TV’에 이어 LCD TV 브랜드인 엑스캔버스의 프리미엄 라인 ‘스칼렛’을 선보였다. 스칼렛(Scarlet)은 제품의 디자인 속성을 색상 키워드로 그대로 표현하는 동시에, 의인화를 통해 강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하였다. 또한 소니는 DSLR 카메라 알파 350에 ‘프리스타일’이라는 펫네임을 붙여, 소니스타일(SONY Style)과 연계하는 동시에 제품의 컨셉인 자유로움과 감성을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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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속성LG전자 엑스캔버스 프리미엄 라인 TV, 스칼렛(Scarlet)
(그림 출처: LG 공식 웹 사이트 http://www.lg.co.kr/)


통신 기기 업계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펫네임이 사랑 받았던 한 해였다. LG전자의 쿠키(Cooky)와 삼성전자의 햅틱(Haptic), SKY의 후(Whooo), 모토로라의 페블(PEBL) 등이 개발되어 어렵게 느껴지는 모델명 대신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며 커뮤니케이션을 용이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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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브랜드의 펫네임 강세: LG 쿠키폰, 삼성 햅틱, SKY 후, 모토로라 페블폰


쿠키폰과 페블폰의 경우에는 제품의 형태적 속성을 펫네임에 반영한 경우이고, 햅틱폰과 후폰은 제품의 기능적 속성을 각각 의미적으로 접근하거나 의성어로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펫네임은 소비자에게 보다 친숙하게 제품의 특성을 인지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술의 성숙도가 높아져 새로운 브랜드로의 확장 속도가 더딜 때나 제품의 수명 주기가 짧은 경우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브랜드 자산 구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작용도 안고 있으므로 그 운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2008년은 이러한 통합 브랜드 전략과 펫네임 전략의 공존을 통해 마케팅 효율성과 전술적 판매 증진 병행이라는 면에서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08 Branding Trend (5) 소비자도 알아야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야에서 계속)

Posted by cre8